[2019 재산공개] 부동산은 강남, 보석은 다이아, 시계는 롤렉스

중앙일보

입력 2019.03.28 00:00

수정 2019.03.28 12:5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사혁신처 임만규 윤리복무국장이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보를 통해 공개된 재산공개 대상자 1873명의 2019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은 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1873명의 공직자 재산을 분석한 결과다. 
 
고위 공직자들은 자동차로는 현대차 쏘나타(332대)를 가장 선호했다. 다음으로 그랜저(250대)를 몰았고, 시계 브랜드로는 롤렉스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28일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자동차는 현대차 쏘나타 332대 최다
증감 수십억 ‘롤러코스터’ 탄 의원
알고보니 부모 등 ‘고지 거부’ 여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박시환)는 이날 행정부 소속 고위 공무원과 국립대 총장,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 교육감 등 1873명과 가족들의 재산 변동 내역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중앙부처 공직자 가운데 지난해 재산을 가장 많이 늘린 사람은 주현 대통령 비서실 중소벤처 비서관이었다. 한해 동안 13억원가량이 늘었다. 강남구 엘지개포자이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총액은 148억원이 넘는다. 시의원 중에는 이주환 부산시 의원(32·더불어민주당)의 재산이 37억원 불어나 총액 61억원이 됐다.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은 주로 서울 강남구(443건)에 쏠렸다. 아파트·오피스텔·상가 건물 위주다. 서초구 383건, 송파구 225건 순이다. 강북권에는 용산구(180건)와 마포구(131건)가 가장 많았다.  


지방 거주 공직자도 강남 3구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이승호 대구 경제부시장은 서울 서초구 유원아파트와 경남아파트, 강남구 도곡렉슬 등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다. 박성민 인천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본인 명의의 서울 용산구 래미안이촌첼리투스 1채와 배우자 명의로 강남구 대치동 더나인 오피스텔 4채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국민차’는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로 나타났다. 제네시스도 178대로 많았다. 외제차 중에는 벤츠(59대)와 BMW(53대)를 선호했다.

 
보석류은 총 72건이 신고됐다. 다이아몬드가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반지 등 액세서리로 배우자나 어머니 재산으로 신고했다.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는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의 배우자, 송정빈 서울시의회 의원(더민주당)의 어머니 것으로 각각 3000만원짜리다. 진주·에메랄드·루비·순금을 등록한 경우도 있다.
 
회원권은 300건이 신고됐다. 콘도미니엄(147건), 골프(103건), 헬스(50건) 순서다. 시계도 재산으로 등록했다. 대체로 공직자 본인은 롤렉스를, 배우자는 카르티에를 보유했다. 가격은 1000만~1500만원 선이다. 가장 비싼 시계는 성중기 서울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이 본인 것으로 신고한 카르티에 시계 3500만원이다. 성 의원은 같은 브랜드 시계를 본인과 배우자 것으로 총 5개 신고했다. 
 
재산 증감으로도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주환 부산시의회 의원은 61억3641만원의 재산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1년간 37억3540만원이 늘었다. 이 의원이 ‘재테크 고수’여서가 아니다. 지난번 신고 때 누락했던 부친 소유의 20억원대 토지·건물 등을 새로 신고하고,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예금이 늘어나서다.  
 
김경 서울시의회 의원도 28억8176만원이 늘어난 54억6235만원을 신고했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하면서 “변동된 내역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시의원이 된 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상가 건물의 가치를 17억원가량 추가 반영하고, 그 사이 현금·예금도 3억원이 늘었다.  
 
두 사람은 이번 재산 변동사항 공개에서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공직자 1, 2위를 차지했다.  
 
불과 1년 만에 수십억원대 재산이 사라진 경우도 있다. 최세명 경기도의회 의원의 재산은 52억827만원이 감소해 마이너스(-4418만원)가 됐다. 부모가 독립생계를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신 피부양자인 할머니의 부채는 최 의원에게 옮겨와 순자산(자산-부채)이 마이너스가 됐다. 같은 도 의원인 임성환 의원 역시 부친의 고지 거부로 42억원대 재산이 줄었다. 
 
공직자 재산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는 이처럼 재력가 부모의 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임병근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심사과장은 “부모가 고지를 거부하려면 매달 정기적·안정적 소득을 증빙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검증을 거친 결과”라고 말했다.  
 
김민정 부산시의회 의원은 재산이 40억원가량 줄었다. 배우자가 경남 합천에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41억8400만원으로 신고했는데, 금액 단위(천원)를 착각한 것이었다. 이번에 해당 토지는 571만원으로 줄었다. 처음 신고 때 금액 단위(천원)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급하게 잘못 신고해 이번에 정정한 것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