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맥그리거는 곧 기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리거는 여론의 비난을 완화하기 위해 종합격투기 은퇴라는 카드를 선제적으로 꺼낸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는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호텔에서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팬의 휴대폰을 망가뜨려 체포됐다가 풀려난 바도 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10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와의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서브미션패 했다. 이전까지 페더급의 최강자 조제 알도를 13초 만에 쓰러뜨리고, 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에디 알바레즈까지 KO로 이긴 맥그리거로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악명 높은(Notorious)'이라는 별명을 가진 맥그리거가 은퇴를 선언한 게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네이트 디아즈와의 2차전에 앞서서도 트위터에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파이트 머니 등 협상을 위해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와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당시 맥그리거는 은퇴를 번복하고 옥타곤으로 돌아와 디아즈를 판정으로 이겼다.
이번엔 좀 다르다. 맥그리거는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었다. 2017년 8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을 벌여 TKO패를 했지만 1억 달러(약 11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게다가 지난해 론칭한 위스키 사업도 잘 되고 있다. 여기에 여러 스캔들까지 겹치자 사업에만 전념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3년 전 맥그리거도 그랬고, 수많은 파이터들이 은퇴를 선언했다가 돌아왔다. 돈이 떨어진 이유도 있었고, 싸움이 그리워서이기도 했다. 맥그리거의 진심은 뭘까. 그를 "마케팅에만 강한 거품 파이터"라고 비난하는 팬들도, "재밌는 경기를 만드는 타격가"라고 칭찬하는 팬들도 모두 그의 진의를 궁금해 하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