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경력의 대구 시내버스 운전기사 배태환(50)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전기버스(사진) 시승식에서 대구에서 처음으로 전기버스를 몰아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배씨는 “직접 운전해보니 소음이 적고 승차감까지 좋다”며 “요즘 미세먼지가 계속 문제여서 환경오염이 적은 전기버스를 몰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부터 2개 노선 10대 운행 시작
버스기사 “동료 기사들 부러워해요”
아쉬운 점도 발견됐다. 장애인 인권운동가 마태식(62)씨가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오르고 안전벨트를 매기까지 10분 넘게 걸린 것이다. 안전을 위한 고정 장치도 벨트를 단순히 몸에 두르는 형식이어서 마씨는 이동 내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마씨는 “휠체어를 버스 바닥에 고정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승식에 이어 전기버스 10대가 25일부터 대구 시내를 누비고 있다. 운행노선은 503번(성서 산단~대중교통 전용지구~서변동)과 730번(동명~대중교통 전용지구~대덕맨션)이다. 노선당 5대씩 운행된다. 대구시는 1회 충전거리(250㎞)를 고려해 편도 30㎞ 안팎의 단거리 노선에 전기버스를 투입했다. 75분 정도 걸리는 충전은 버스 운행 대기 시간에 버스 차고지에서 할 수 있다.
김종근 대구시 교통국장은 “앞으로 차령이 만료되는 CNG 버스는 모두 전기버스로 교체한다”며 “매년 30대 정도씩 도입해 2022년까지 모두 130대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