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27일 지역 사무실을 연다. 한국당 초선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유 전 대표(4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김규환 대 유승민' 구도에 정치권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규환 의원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대표와의 대결 구도에 대해 “이 동네에서 공장일을 하기도 했고, 기능올림픽 출전한 적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사연이 많다”며 “주민들도 나를 볼 때마다 ‘규환이 왔냐’며 반기신다. 유승민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든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대표는) 대선 후보를 지내신 분이니 저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앞으로도 정치보단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선비례 앞세워 유승민 견제, 한국당 다목적 카드일까
김규환 의원은 국회에서도 대표적인 흙수저 정치인으로 꼽힌다. 정규 학력은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다. 대구 등 지방 공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대우중공업에서 청소부 겸 사환을 했고 기능사원 보조공, 기능공, 직장(생산직 내 중간관리직 직급)을 거쳐 1992년 국가품질 명장에 올랐다.
반면 유승민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았다. 부친이 유수호 전 의원이었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대구 동구을은 그런 유 전 대표가 2005년 보궐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후 14년간 지켜낸 지역구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흙수저 대 금수저', '초선 대 4선' 등 구도로 유승민 전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구를 지역구로 하는 한국당의 한 의원은 “아직 총선이 1년 정도 남았고 당협위원장이 그대로 다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면서도 “유승민 견제라는 해석은 과하지만, 향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국면에서 (김규환 당협위원장이) 모종의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