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간 현안인 각료급 무역협상이 이르면 4월에 시작된다는 점도 아베 총리의 방미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정상 간 회동을 통해 미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즉위(5월 1일)한 뒤 5월 26~28일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이 예상된다.
트럼프, 5월 일왕 즉위한 뒤 방일
6월엔 오사카 G20회의 참석
아베는 내달 말 미국 방문 조율
하노이 결렬 뒤 미·일 더 밀착
반면 한·미 정상회담을 놓곤 아직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에 대해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보면 우리가 북·미 간의 대화를 견인했고, 또 6·12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 간의 대화를 견인했다”며 “어떻게 보면 이번에는 남북 간의 대화 차례가 아닌가 이렇게 보여진다”고 밝혔다. 단 북한과 현재까지 뚜렷한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기간 때 30여 분간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 마지막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25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이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위문희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