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일기에 따르면 전군 가족은 동생 생일인 지난해 11월 19일 스테이크를 먹으러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레스토랑을 가족과 함께 다시 찾았다.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1시간 거리에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사실을 내가 더 기다렸다.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나 있었고 나 또한 그랬다.”
전군 가족은 레스토랑에 도착했지만 입구에서 출입이 금지됐다. 레스토랑이 ‘노키즈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군은 일기에 레스토랑 직원이 “여기는 노키즈존이야. 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는 뜻이야”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라는 전군 말에 레스토랑 직원은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라며 재차 전군 가족의 입장을 거부했다.
결국 전군 가족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전군은 “밖으로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태의 슬픔은 내 마음도 엄마 마음도 아프게 했다”고 썼다.
전군은 “어른들이 조용히 하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군은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이유를 들며 “어른들은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나 보다”라고 했다.
전군은 이 일이 있기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유대인인 주인공 아이가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묻는 장면이 떠올랐다면서 노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임을 시사하고는 우는 동생의 얼굴의 그림으로 일기를 마쳤다.
전군이 올린 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21일 기준 댓글 370여개가 달렸다. “먼저 어른이 됐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제한해서 미안하다” “노키즈존으로 피해를 보는 건 아동이다”처럼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줘 미안하다는 내용이 다수다.
전군은 8살 겨울방학 때인 2017년 11월 첫 동화책 『꼬마악어 타코』를 펴냈다. SBS 프로그램 ‘영재 발굴단’에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그는 2017년 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은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전군에게 보낸 편지에서 “글솜씨와 그림 솜씨가 정말 훌륭하다. 세계적인 문학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군을 격려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