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더라도 청와대에 삭제를 요구한다? 강렬했다. 당사자이자 북한뉴스 전문매체인 ‘NK뉴스’ 설립자인 채드 오캐럴에게 e메일을 보낸 이유였다. 민주당 주변에서 나오는 “‘검은머리 외신기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비난을 주도한다”는 주장도 확인하고 싶었다. 오캐럴은 짙은 갈색 머리다.
20일 ‘보내기’ 버튼을 누른 지 80분도 안 돼 답장이 왔다. A4 용지 2장 분량(1000단어)의 장문이었다. 다음은 요지다. “북한 관영 매체가 2017년 공화국 존엄을 모독했다며 한국 기자들을 거명, 극형에 처한다고 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블룸버그 기자가 국가와 민족을 배반했다고 했다. 직접적(북한), 간접적(민주당)으로 다른 기자들도 위협을 느껴 자기검열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현지 기자들은 우리의 눈과 귀로 사실을 보도해 왔다. 8년째 남북한 뉴스를 쫓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대 언론 행태를 경멸했었다. 2019년 다시 이런 상황이 전개되는 게 진정 실망스럽다(deeply dismaying).”
논란이 불거진 후 외신 기자들은 청와대의 입장을 줄곧 물었다. 그러길 사흘 만인 20일 밤 청와대는 “언론의 자유를 지지한다. 만약(if) 위협이 발생하면 나서겠다”고 했다. 오캐럴은 이후 “원칙적으로 유감인데, 민주당이 (위협을) 초래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그가 냉소할 일은 더 있다. 청와대는 21일 낮까지도 문제의 트윗을 삭제하지 않았다.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