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결정적 순간'에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 정보기관 수장이 직접 방한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에서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중앙일보 3월 13일 3면> 2차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준비 등으로도 볼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결렬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인 지난 19일 중국과 러시아, 유엔 주재 북한 대사를 급거 귀국시키는 등 뭔가 '결심'한 흔적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츠 국장의 방한은 북한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한·미 공조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코츠 국장은 방한 기간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도 접촉해 최근 북한의 동향과 향후 대응책, 공개되지 않은 비핵화 시설 등에 대한 한·미 간 정보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코츠 국장은 지난 1월 29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의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낙관적 시각을 보이지 않았다. 이때문에코츠 국장을 통해 미국 행정부가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한국 정부와 정보 당국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스파이 라인의 수장이 출동했다는 점에서 정보기관이 북미 관계의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의도도 방한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 외교 라인에서 미국과 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중앙정보국(CIA)에 이어 이번엔 국가정보국장이 물밑라인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