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8월 4차 국민연금 재정재계산에서 기금 최대 적립시점은 2041년(1787조원), 고갈 시점은 2057년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전망 기간(2019~2060년)의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이 4.6%일 때를 가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률은 -0.9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0.19%)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연금 역사에서 가장 낮은 수익률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만약 지난해처럼 주식시장 영향으로 수익률이 전망 수준에 비해 1%포인트 미달할 경우(3.6% 수준) 기금 소진 시점은 2053년으로 4년이나 앞당겨 진다. 정부의 4차 재정계산 전망방식을 적용해 기금운용 수익률과 기금 변화를 분석했더니 전망 기간 평균 수익률이 1% 포인트 높아지면 기금소진 시기가 기존 2057년에서 2063년으로 6년 늦춰지고, 1% 포인트 낮아지면 기금소진 시기가 2053년으로 4년 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변화 등 다른 요인과 달리 기금운용 수익률 변화는 연금 지출이 아닌 수입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금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요인이다.
기금 수익률이 높아지면 보험료율을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현행 보험료율(9%)에서 보험료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적립금 소진 시점은 약 3~4년 늦춰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료율을 1%포인트 즉시 인상하면 기금고갈 시기가 2060년이 되고, 2%포인트 인상하면 2064년으로 미뤄진다. 기금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 올리는 것과 보험료율 2%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2034년 GDP대비 절반 가까이(48.2%)로 규모가 커지고, 2041년까지 약 1800조원으로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매년 보험료로 거둬들이는 수입 이외에도 2040년까지 기금운용수익으로 40조~80조까지 수입이 증가한다. 그런데 올해처럼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기금 재정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게된다. 김 의원은 “향후 기금 규모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에서 감당하기 힘든 규모까지 커진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해 좀 더 선진적이며 체계적인 수익률 향상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승희 의원은 “기금운용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보험료율 인상보다 더 효과적인 재정안정화 방안”이라며 “투자처 다변화, 전문인력 확보 등을 통한 수익률 제고가 국민연금의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