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촉발된 것은 지난 1월 25일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된 마이클 잭슨 다큐멘터리 ‘네버랜드를 떠나며(Leaving Neverland)’가 반향을 일으키면서부터다. 2009년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어린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이달 4일 미국 HBO에 방영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 직후 오프라 윈프리 쇼에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웨이드 롭슨(36)과 제임스 세이프척(40)이 출연해 마이클 잭슨의 성폭력 행각을 폭로했다. 이후 영국, 미국, 캐나다 등 방송국에서 마이클 잭슨 노래 송출을 중단할 정도로 후폭풍은 거셌고, 루이비통 역시 새 시즌 제품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신속하게 대응했다.
이번 쇼에서 버질 아블로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뉴욕 거리를 런웨이에 재현했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공연 전 무대를 가득 채웠고, 쇼에는 마이클 잭슨 룩의 상징인 반짝이 장갑, 빨간 가죽 재킷 등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과 액세서리들이 등장했다. 마이클 잭슨의 트레이드마크인 흰 양말과 검은색 구두를 프린트한 티셔츠도 눈길을 끌었다.
성명서에서 루이비통의 회장 겸 최고 경영자인 마이클 버크는 “루이비통은 어린이의 안전과 복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 사안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루이비통은 1월 17일 남성복 컬렉션을 발표한 시점에서 해당 다큐멘터리를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루이비통은 마이클 잭슨을 직접 연상시키는 제품을 더는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해당 컬렉션 중 직접적으로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지 않는 제품들은 예정대로 2019년 7월부터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패션 전문 매체 BOF는 “루이비통 남성 기성복이 전체 매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버질아블로의 컬렉션이 불량품이 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최근 프라다와 구찌 등의 논란에 비추어 볼 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명성”이라고 논평했다. 프라다와 구찌가 최근 흑인 비하 등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킨 것을 지적한 말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