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은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사고 당시 공정을 재연한 결과 마찰 등 3가지 원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4월 초까지 사고가 발생했던 한화 대전공장에서 모의실험을 100여 차례 진행해 정확한 원인을 추가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 김모(32)씨 등 작업자 3명이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장에서 금형(코어)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원격으로 금형을 빼내는 작업을 하기 전 손으로 직접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즉, 추진체의 코어와 이를 연결하는 부품인 글리퍼를 맞추는 과정에서 1~2㎝가량의 이격이 있었고, 이 틈을 맞추기 위해 기계를 당기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이 작업 중 갑자기 연기가 나고 폭발이 일어났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정상적으로 코어를 맞추면 마찰이 적은데 이를 맞추다 보니 충격이나 마찰이 생겼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기계적 결함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경찰,사고원인 밝히기 위해 국과수 등과 모의실험
추진체 코어연결 준비작업 중 갑자기 연소, 폭발
대전공장 공장장 등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사고 당시 작업장에 있던 3명은 모두 방염복을 입고 있었다. 경찰은 이 방염복이 규격에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검사를 의뢰했다. 숨진 3명의 사인에 대해선 ‘폭발 및 이후 폭발된 화재로 인한 사망’이라는 국과수의 소견이 나왔다.
조사 결과 한화는 지난해 11월 해당 공정에서 사고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설비의 보수·수리를 추진하고 있었다. 예산을 배정해 올 하반기 보수·수리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는 게 한화 측 해명이다.
한화 측은 지난해 5월 비슷한 폭발사고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사고 예방을 위해 작업자가 코어를 연결한 뒤
작업실 뒤로 가서 기계로 코어를 뽑도록 공정을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 대전공장 전 공장장 이모(54)씨와 안전관리 책임자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옥경석 한화 방산부문 대표 등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지난해 사고 때도 공장장이었다.
한편 지난달 14일 오전 8시 42분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근로자 김모(32)씨 등 3명이 숨지고 인근에서 일하던 직원 2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해 5월 29일에도 한화 대전공장 51동 추진체 생산라인에서 폭발사고가 나 김모(33)씨 등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