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거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조원 30~40여명이 거제시청 내 시장 집무실에 몰려들었다. ‘변광용 시장은 거제시장인가? 민주당 시장인가? 민주당 시장 변광용은 거제를 떠나라!’는 피켓을 든 채였다. 이어 집무실로 들어가려는 노조원과 시청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장 집무실 문과 응접실 탁자 등이 부서졌다.
13일 대우조선 노조원 30여명 항의 방문
노조원들 “매각 반대 의사 밝혀라” 요구
거제시장 “정부 정책에 입장 못 밝혀"
변 시장은 지난달 중앙일보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서면 질문에 “13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국내 조선산업의 합리화와 재도약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면 거스를 수는 없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에 완강히 반대하는 노조 입장과는 온도 차가 있는 답변이다.
이후에도 변 시장은 비슷한 입장을 유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매각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시장으로서 그동안 입장을 내놓을 수 없었다”며 “대신 거제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대우조선이 동종사인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면 구조조정 등으로 거제와 경남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매각된다면) 대우조선의 독립경영과 노동자 고용보장, 협력사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러나 변 시장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태준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선출직으로 뽑힌 시장이 지역민과 뜻을 같이해야 하는데 오히려 같은 당 소속이라고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변 시장은 매각에는 반대하지 않으면서 매각 이후 대우조선 노사나 협력업체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애매한 답변만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