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 36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에서 나온 전 전 대통령은 집 앞에 모여있던 50여명의 지지자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이동했다. 차에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와 변호인 등이 동행했다. 전 전 대통령이 탄 차 외에도 검은색 에쿠스가 한 대 더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검은색 에쿠스) 뒤에 따르는 승합차는 공무차량이지만 앞에 두 대는 공무차량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 예우 등 이유로 지급되는 차는 따로 없다.
전 전 대통령 측근은 "두 대 모두 전 전 대통령의 명의가 아니다. 처남이 준비한 차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1050억원(47%)가량의 미납액이 남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낼 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에는 추징금을 내지 않아 재산명시 신청을 받은 뒤 29만원이 든 예금 통장을 제출해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추징금 환수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감정가 102억 3286만원) 등을 대상으로 공매를 진행했지만 지난 7일까지 네 차례 유찰됐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이 환수 대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서울행정법원에 공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