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불리한 내용은 뺀다? 어차피 다 조회됩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9.03.11 01:02

수정 2019.03.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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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더,오래]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남는 법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분한 나머지 눈물이 글썽거릴 지경이더라고. (중략) 시간을 투자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안간힘을 다해 정리한 끝에 돌아온 업무가 빌딩 경비나 청소라는 건 슬프지 않아? 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그제야 현실을 깨달았다. 중·장년이 재취업 자리를 찾기란 절망스러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무라카미 류 『55세부터 헬로라이프』에서)

 
중·장년이 재취업 시장에 던져지면 구직활동의 기본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써본 일이 없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거니와 막상 내가 무얼 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지 막막하게 마련이다. [더,오래]에서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을 연재 중인 정혜련 HiREBEST 대표에게 재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는 법, 면접에 임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서지명 기자

 
재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쓸 때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보기 좋은 이력서는 심하게 길지 않으면서, 기업에서 알기를 원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청년이든 중장년이든 자주 이직하지 않은 직장인 대부분 이력서를 제대로 업데이트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경력직의 경우 ‘경력기술서’상에 좀 더 구체적인 경력을 써야 한다. 기본적으로 재직한 기간, 포지션 등을 팩트 기반으로 쓰는 것이 좋다.

부서나 포지션이 바뀌었다면 구체적으로 명기하자. 근무 기간이 짧다고 불리할 만한 재직기간을 고의로 빼기도 하는데, 그 기간도 빼지 않고 쓰는 것이 좋다. 어차피 국민연금납입서를 받으면 다 탄로 난다.

또 요즘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은 평판 조회를 통해 확인한다. 경력기술서 상의 맨 앞에는 나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요약해야 한다. 기간별로 어디에서 어떠한 업무(프로젝트)를 했고, 어떠한 성과를 냈는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특히 성과는 신뢰도를 높이도록 수치도 포함하자.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은 더 낯설다
경력 기술서가 무엇(WHAT)이라면, 자기소개서에는 어떻게(HOW)도 녹아 들어가 있어야 한다. 나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이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스토리가 들어가야 한다. 자소서는 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좋다. 성향이 파악돼야만 회사에서도 조직문화와 잘 맞는지 판단한다.


특히 중장년이 이직할 때 회사 측에서 나이에 관해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청년층과의 경쟁에서 나만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굳이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주의 측면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필해야 한다. (중앙칼럼, 영원한 현역17에서 파워이력서/자소서 쓰는 법을 참조)
 
재취업 면접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고용주가 두려워하는 것은 경력단절 기간에 그 후보자가 사회성 즉, 조직생활의 ‘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불규칙한 생활로 자기 관리를 잘못 해 살이 찌는 등 게을러진 부분이 있거나, 발전 없이 계속 구직만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직기간에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자. 오히려 그간 시간상의 문제로 잘 돌보지 못했던 건강을 회복하고, 경력에 도움이 될만한 자격증을 따는 등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활용했다는 인상을 주자.
 
취업면접 스타일에 관한 팁을 준다면
사람은 나와 비슷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낀다. 옷차림은 사회적인 표현이고, 상대방의 수준만큼 입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 전에 그 회사에 가서 조직구성원들이 어떠한 옷을 입는지 눈여겨보자. 격식 있는 차림인지, 비즈니스캐주얼인지, 캐주얼인지 등을 벤치마킹해서 너무 동떨어지게 입지는 말자.

면접 복장의 기본원칙은 청결감이다. 이는 비단옷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숙취, 눈 충혈 등을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의 전반적인 스타일이 내가 하던 직무와 너무 동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자.
 
이직도 어렵지만 전직은 더 녹록지 않다. 전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준비사항은
가령 인사업무를 10년 했다고 가정해보자. 인사업무로 들어가면 이직하면 10년 차 경력직이 되겠지만, 마케팅업무로 들어가려면 신입이다. 마케팅 10년 차를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또 10년이 걸린다. 그만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직을 시도하다가 결국 이전과 같은 업무로 취업하는 사람을 왕왕 볼 수 있다.
 
재취업이 막연하게 두려운 이들을 위한 한마디
뻔한 말이지만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생각하고, 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자. 철저한 자기 진단을 해 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내 강점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트렌드를 익히고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따는 등 자신의 역량을 높여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도 있다. 서두르지 말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차근차근 하나씩 실행하면 실패 없이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정혜련 대표는 오는 21일 열리는 [톡톡 더,오래]에서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신청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중앙일보 더,오래 홈페이지나 더,오래 카카오플러스 친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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