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현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10~16일 문 대통령 동남아 3개국 순방 수행
의전비서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1월 7일 사표를 제출했다. 탁 전 행정관이 사실상 행사기획비서관 역할까지 겸임해 온 상황이어서 청와대는 두 가지 모두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를 찾는데 방점을 둬 왔다. 개그콘서트를 연출한 방송 PD가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청와대가 결국 민간 전문가가 아닌 정통 외교 관료를 선택한 것은 전임자의 의전 경험 부족이 논란이 됐던 전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천 전 비서관은 지난해 6월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제1부속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승진 임명됐다. 한양대 운동권 출신으로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의 최측근이지만 외교 의전 경험은 없었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정상 간 서명에 고급 필기구가 아닌 네임펜을 사용해 국격 논란이 불거진 것도 김 전 비서관의 경험 논란으로 이어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문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념사진 촬영에 불참하는 일도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지낸 노무현 정부에선 모두 비 외교부 출신 인사가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그러나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선 의전비서관이 모두 외교관 출신이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