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날 만남 후) 기자들에게 ‘둘이서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면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합의 다 됐는데 악역 볼턴 등장”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에 대해 “점잖지 못한 표현이지만,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볼턴 보좌관)을 보면 인디언 영화에 나오는 백인 대장 같다. 인디언을 죽이면서도 가책을 안 느끼는 기병대 대장 말이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을 시켜서 (협상) 문턱을 높이자 북측도 제재 해제도 좀 더 많이 해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서로 문턱을 올리다가 거기서 더는 못 나간 것이다. 밤 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No Deal), 결렬이었다”고 말했다.
“흥정 다 해놓고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워싱턴 국내 정치 문제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게 속상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판이 깨진 것처럼 만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북·미 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특사까지 갈 것은 없고,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미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나눈 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