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 박지수(21)가 우리은행의 ‘6년 천하’에 마침표를 찍었다.
KB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8 ~19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71-65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여자농구 KB 정규리그 1위 확정
챔프전 직행, 첫 통합우승 도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프로필의 키는 1m93㎝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쟀을 때 1m98㎝였다. 농구화를 신으면 2m가 넘는다.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도 2m가 넘는다.
박지수는 올 시즌 평균 13.4점(9위), 리바운드 11.6개(3위), 어시스트 3.15개(9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1일에는 최연소(19세 11개월) 트리플 더블(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두 자릿수)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미국 물을 먹은 뒤’ 더욱 강력해졌다. 지난해 4월부터 5개월간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었다. 기록은 평균 2.8점, 3.3리바운드, 0.9어시스트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일부 팬은 박지수를 미국 프로농구(NBA) 포틀랜드 시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하승진(전주 KCC)에 빗대어 조롱했다. 그는 인터넷 댓글에 신경쓰지 않고 도전했다.
올 시즌 KB를 뺀 5개 팀은 박지수를 막기 위해 장신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KB는 키 1m85㎝의 카일라 쏜튼을 데려왔고, 쏜튼은 국내 선수와 매치업하며 득점 1위(평균 21점)에 올랐다. 이른바 ‘박지수 효과’다. 최연소 정규리그 MVP가 유력하다. 4라운드까지 2위였던 KB는 1월 25일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39세의 임영희가 예전만 못했고, 부진한 외국인 선수를 중간에 교체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에 3연패해 허탈했다. 여자농구 6개 팀 중 KB만 챔프전 우승이 없다. 너무 하고 싶다. 그래야 미국에 다녀온 보람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수에겐 챔프전 우승 말고 꿈이 하나 더 있다. 일전에 택시를 탔다가 “1980, 90년대 박찬숙(60)·정은순(48)이 뛸 때 여자농구는 참 재밌었는데”란 말을 들었다. 박지수는 “여자배구처럼 여자농구 인기를 끌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