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드러내는 ‘황교안호’… 당직 인선 통해 통합 이룰까

중앙일보

입력 2019.03.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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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한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르면 4일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선결과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황교안 체제’ 꾸리기에 나섰다.
 
복수의 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대표 비서실장으로는 이헌승 의원(재선, 부산 부산진을)이 낙점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과거 김무성 의원 보좌관을 지내긴 했지만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경선수행부단장 등을 지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당 수석대변인으로는 박대출(재선, 경남 진주갑), 전희경(초선, 비례대표)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다 보수 색채가 짙고 전투력이 강한 인사들로 평가받는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 등의 인선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황 대표는 앞서 첫 당직 인선으로 4선의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한 의원은 ‘원박’(원조친박)으로 분류되는 범친박계 인사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와 친박계로 분류됐다. 하지만 2017년 원내대표 경선에서서는 중립을 표방하는 등 계파색이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직 인선이 본격화하면서 황교안호(號)의 색깔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28일 취임 첫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가장 큰 바람은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라는 것”이라며 “통합이 가장 중요하고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통합 행보 차원에서 지난 2일에는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났다. 당대표 경선 기간에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마음을 합치자는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뒷풀이 차원에서 덕담을 주고 받으며 힘을 합치자는 얘기를 했다”며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직인선 관련해서는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취임 후 처음으로 전체 의원들과 상견례를 갖는다. 조만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 방문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당직 인선에 대해 “개혁적 칼라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직에 거론된 인사들이 대부분 범친박계 테두리 안에서만 구성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대해 한 초선 의원은 “당직을 맡을만한 비박계 초재선 의원들 숫자가 많지 않아 평가를 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며 “남은 당직 인선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 등 남은 당직 인선을 통해 황 대표가 통합의 메시지를 어떻게 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 주변에 “역량을 중심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인사 원칙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익·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