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어디서 숨질까. 가정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14.3%에 불과하다. 역대 최저다. 2017년(14.4%)보다 미세하게 줄었다. 대부분은 일반 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의 의료기관(76.2%)에서 숨진다. 9.5%는 병원 이송 중에 숨지거나 사회복지시설·도로(교통 사고)·일터 등에서 숨졌다. 65~84세 노인은 더하다. 이들의 6.3%만 집에서 숨지고 81.3%는 의료기관에서 임종했다.
가정 사망이 줄어드는 이유는 집에서 임종을 맞을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왕진이나 간호사의 방문 간호 같은 방문 진료가 거의 안 된다. 호스피스가 의료기관 병동 위주로 돼 있고 가정 호스피스 비중이 매우 낮은 이유도 있다. 2017년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자의 3.3%만 가정 호스피스를 이용했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가정 호스피스 사망자 1012명을 분석했더니 집에서 숨진 사람이 25.4%에 달했다. 그해 전체 가정 사망률(14.4%)보다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은 가정 호스피스 확대, 방문 진료 기반 조성, 가정 사망 환자의 사망진단서 제도 개선 등의 대책이 따라야 한다고 권고한다. 허 대석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병원 사망률은 9.3%, 영국은 54%로 한국보다 매우 낮다. 이들 나라도 병원 사망률이 70% 안팎으로 올라갔다가 제도 개선 덕분에 점점 낮아지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