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무역전쟁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한다. 경제적으로 허약한 중국이 미국의 전방위 압력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일각에서는 '지금 트럼프 방식으로는 시진핑을 이길 수 없다'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을 정리해본다. 균형적인 시각을 갖자는 차원이다.
그러나 미국을 능가하는 사회주의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중국몽' 행보는 지속될 것이다. 단지 다소 시간이 늦춰질 뿐이다. 마오쩌둥의 전법 그대로 적이 진군해 들어오니 우리는 일단 퇴각할 뿐이다(敌进我退).
트럼프는 중국과 놀라울만한 딜(great deal)을 성사시키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다음 선거용 카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자리 감소는 중국이 아닌 자동화가 더 큰 이유다. 공장이 돌아온다고 일자리가 느는 시대는 갔다. 서비스가 일자리를 창출한다.
소련과는 달리 중국은 미국 경제와 너무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공멸할 수 있다. 애플이 타격을 받는 등 중국에 대한 제재가 이미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했지만, 중국은 안보적으로 미국과 별개다. 일본이야 '미국을 자칫 잘못 건드리면 경제가 파멸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봉쇄와 압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2000억 달러 보복 관세의 대상 품목은 주로 중간재에 집중돼 있다. 미국 수입품의 50~60%가 중간재인데 추가 관세로 생산 단가를 올려봤자 미국 제품의 경쟁력만 떨어질 뿐이다. 그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긴밀해졌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재임 여부가 결정되는 미국의 트럼프는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할 처지다. 단기적 이득에 만족할 수 있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전쟁을 중단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는 시진핑에게 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일대일로 등 독특한 국제 투자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구매력평가 GDP(2017년)는 19조4000억 달러, 23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저축률은 각각 18%, 48%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투자 여력(국가 저축)을 환산하면 미국이 3조5000억 달러, 중국이 11조달러로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크다는 얘기다.
윈터 니에 IMD 동남아 오세아니아 센터 소장은 그의 칼럼에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견제와 균형이 잘 되어있다. 그러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매우 독특하게 행동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The American political system is relatively mature with checks and balances, but with a president who often acts uniquely based on his own beliefs regarding complex issues, almost anything is possible.
모두 편향된 주장일 수 있다. 그들의 분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측면도 있구나'라는 점에서는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주장들이다. 모든 건 시간이 말해줄테니 말이다.
차이나랩 한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