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한 마리 23억···세계가 눈독 들이는 日비단잉어

중앙일보

입력 2019.02.28 15:08

수정 2019.02.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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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비단잉어 [연합뉴스]

일본산 비단잉어가 세계 부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본 곳곳에서 열리는 여러 비단잉어 품평회에는 외국인 부호들이 몰리고 있고, 지난해 열린 비단잉어 경매에서는 한 중국인 부호가 사상 최고가인 2억3000만엔(약 23억원)에 낙찰받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흰 바탕에 붉은 무늬가 선명한 이 비단잉어는 이달 초 도쿄에서 열린 '전일본비단잉어종합품평회'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나카지마 마사아키(中島正章) 전일본비단잉어애호협회 회장은 "세계에 이런 모양의 비단잉어는 단 한 마리밖에 없다는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200년 전 에도(江戶) 시대부터 관상어로 인기를 얻은 일본 비단잉어는 "헤엄치는 보석" 또는 "헤엄치는 예술품"으로 불린다. 식용으로 사용하던 보통잉어에 갑자기 몸에 무늬가 생긴 변종으로 몇 대에 걸쳐 교배를 거치며 개량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관상어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점점 외관이 아름다워지면서 일본인 뿐 아니라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1월 비단잉어의 본고장인 니가타(新潟)현 오지야(小千谷)시에서 열린 품평회에도 참가자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었다. 품평회에 참가한 한 중국 부동산회사 사장은 "비단잉어가 우아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는다"면서 "몇시간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아시아와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품평회가 열리고 있지만 애호가 사이에서는 "본고장인 일본에서 수상하는게 지위와 신분의 상징"이라며 일본산 비단잉어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보도했다.
 
일본산 비단잉어의 인기는 경매 가격도 높이고 있다. 수천만 엔(수억 원) 정도에 낙찰되던 일본산 비단잉어는 외국 부호들의 경매 참여가 늘면서 낙찰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경매에서 한 중국인 부호는 히로시마현의 한 양어장에서 길러진 비단잉어를 사상 최고가인 약 23억원에 사갔다.
 
일본산 비단잉어 수출은 지난 5년간 35%나 증가했다. 특히 2017년 수출액은 36억3300만엔(363억3000만 원)으로 10년만에 배로 늘었다. 수출 상위지역은 홍콩·네덜란드·독일 등이며 최근에는 브라질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의 수출도 늘고 있다.
 
비단잉어 업계는 앞으로도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출 증진 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나카지마 회장은 인기가 높아져 치어가격도 올라가는 바람에 "정작 일본 애호가들은 손에 넣기 어렵게 된게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