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김포·보정(용인)의 물류센터 외에 김포에 온라인 전용센터를 하반기에 구축한다.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 배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또 전국 100여 개 이마트를 활용한 배송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주문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결하는 'O4O(Offline for online)' 전략이다. 콘텐트는 백화점·이마트 등이 보유한 400만 가지의 직배송 상품으로 3시간 단위 예약배송과 당일 배송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온라인쇼핑은 쿠팡을 비롯한 G마켓·11번가·티몬·위메프 등 오픈마켓이 이끌어왔다. 특히 거래액 10조원(2018년 기준)에 육박하는 G마켓·11번가가 선두를 달렸다. 이들은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딜(Deal)'과 프로모션 정책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현저히 낮았다. 모든 오픈마켓이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흑자를 내는 곳은 G마켓 한 곳뿐이다.
업계는 앞으로 롯데·신세계·쿠팡 등 ‘직매입(상품을 직접 구매하고 재고까지 책임지는 방식) 3자’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자체 물류센터와 경쟁력을 갖춘 자체 상품이 온라인쇼핑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제는 '할인 경쟁'으로 덩치를 불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조5000억~5조원(추정)으로 매출로 치면 롯데(약 8조5000억원)에 이은 2위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가 이커머스 새판짜기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온라인 강자와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강자, 여기에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 등이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커머스 핵심 역량은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고객 획득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송하는 능력, 즉 배송·물류 구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롯데·신세계 등 인프라와 자금력을 갖춘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에서 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이커머스에 맞는 성공 방정식을 빨리 체화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0조7298억원이며, 2022년엔 최대 19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