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는 오세훈 후보를 꼽았다. 각종 조사에서 오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입당 직후부터 ‘대세론’을 형성해 온 황교안 후보는 22%를 얻어 2위에 그쳤다. 또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과시해온 김진태 후보는 7%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오 후보가 41%로 가장 높았고, 황 후보(27%), 김 후보( 13%)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당 지지층(188명) 내에서만 조사한 결과 순위는 크게 뒤바뀌었다. 황 후보는 5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오 후보(24%), 김 후보(15%) 순이었다. 한국당 지지층 내 호감도 조사 역시 황 후보(71%)가 오 후보(49%)와 김 후보(38%)를 크게 압도했다.
이 같은 괴리는 각 후보의 선거 전략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현안에 뚜렷한 주장을 내지 않던 황 후보는 최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엔 절차적 문제가 있다”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등의 취지로 강경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김진태 후보 역시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며 ‘문재인ㆍ김정숙 특검’ 등 강성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모두 전통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집토끼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오세훈 후보는 지속해서 ‘중도 확장성’ 주장을 펴왔다. 오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태극기 부대로부터 야유를 받으면서도 “박근혜를 극복해야 한다” “‘탄핵부정당’ 되면총선 필패한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열린 연설회 때도 그는 “수도권 선거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두 후보와 달리 산토끼 전략을 편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후보는 당심, 이명박 후보는 민심에 앞서는 결과가 있었다. 결국 승리는 민심에 앞선 이 후보였다. 물론 이번 조사가 ‘황교안 대세론’을 꺾진 못하겠지만, 향후 황 후보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가야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치러지는 전대는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및 현장 투표(7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새 대표를 선출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