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이렇게 잡은 까치를 한전 공주지사에 넘긴다. 한전에서는 포상금으로 마리당 6000원을 지급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약 2개월 동안 공기총으로 까치 2400여 마리를 사냥했다. 이로 인한 수입은 약 1400만원이다. 그는 “약 15년 전부터 해마다 겨울철에 까치잡이 부업으로 10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린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김진화씨, 15년간 까치잡이 부업
한전 정전사고 막기 위해 까치 잡으면 포상금
지난 10년간 까치 215만마리(87억원) 포획
한전이 까치 포획사업에 나선 이유는 정전사고 때문이다. 까치가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면 누전될 가능성이 있다. 까치집 재료인 나무나 철사 등이 전기를 전달하는 역할(도체)을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까치 몸체가 누전을 일으킨다. 한전 공주지사 이윤원 대리는 “누전되면 차단장치가 작동하고, 이로 인해 곧바로 정전된다”며 “정전 사고는 짧은 순간에도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게다가 까치는 영리한 동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포획도 쉽지 않다고 한다. 공주대 조삼래(67) 명예교수는 “까치 지능은 4〜5세 아이 정도 된다”며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의 옷차림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발견하면 도망가기도 한다”고 했다. 김진화씨도 “총을 든 사람의 행동까지 알아보기 때문에 까치 잡기가 쉽지 않다”며 "그래서 엽사들도 까치 사냥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많은 까치를 잡은 포수는 전국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개체 수는 증가하고 포획은 쉽지 않은 탓에 까치로 인한 정전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이 최근 한전을 통해 받은 조류 포획 위탁사업 포상금 지급 내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포획한 까치는 215만1000마리에 포상금은 87억95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월~5월까지 포획한 까치는 24만4000마리(포상금은 14억2300만원)이다.
하지만 조류로 인한 정전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전 건수는 2013년 19건, 2014년 34건, 2015년 23건이다. 2016년에는 22건, 2017년에는 30건이 발생했다.
흔하지는 않지만 까치 사냥하다 오발사고도 발생한다. 2017년 10월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서 전신주 위 까치를 향해 쏜 총탄이 지나가는 버스 유리를 관통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국전력공사 조성준 차장은 "까치를 1년만 안 잡아도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정전사고도 크게 늘 것"이라며 "사람이 총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공주=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