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로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장 상의를 벗고 무대에 올랐다. 김진태 의원은 갈색 카우보이모자를 썼다. 그는 이날 오전 당 중앙윤리위로부터 ‘5ㆍ18 폄훼’ 논란 관련 징계유예 처분을 받았다.
합동연설회에선 차기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자신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치러진 전당대회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박관용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모처럼 이렇게 힘찬 전당대회에 참석해보니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처음 단상에 오른 이는 김 의원이었다. 그가 오르자 지지자 수백명이 기립해 환호했다. 그는 당원들을 향해 거수경례했다. 그는 "(당에서) 전당대회 나오지 말고 돌아가라고 할까 봐 가슴이 다 벌렁벌렁했다.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당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라며 "한국당에 김진태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저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징계유예 처분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어 자신을 '촛불에 놀라지 않고 당을 지킨 사람'이라고 하며 "장외투쟁을 50번 넘게 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100대 촛불 입법을 거의 다 막았다"며 "당 대표가 되면 애국세력과 힘을 모아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연설 중 “김진태”를 연호하는 지지층 목소리가 계속 나와 김 의원이 “그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두 번째 주자는 오 전 시장이었다. 그는 단상에 올라 큰절부터 올렸다. 수도권에서의 표 확장성을 강조하고, 다른 후보들을 비판하며 차별성을 내세웠다. 오 전 시장은 “황교안 후보는 공안 검사 출신이자, 스스로 최대업적을 통진당 해산이라 자처한다. 김진태 후보는 강성 보수다. 무당층의 마음을 얻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일부 청중석에서는 욕설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당원들은 빨간 막대 풍선을 '엑스'(X) 자로 만들어 항의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은 황 전 총리였다. 정치 입문 후 첫 대중연설이었다. 황 전 총리는 소매를 걷은 흰색 셔츠 차림에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그는 “우리 한국당은 고통스러웠던 가시밭길을 넘어 오늘 이 자리까지 왔다. 이제 통합의 울타리를 넓히고 혁신의 속도를 높여,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김 의원과 함께 징계유예 처분을 받은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도 연설회에 등장했다. 그는 연설에서 "매일 제가 죽고 또 죽고 있다. 살고 싶다. 여러분 살려달라"며 "살아서 겸손하고 절제된 용어로 자유대한민국과 자유 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