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가능하다고 해서 전화 받았는데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됐어요. 한림대 성심병원으로요.”
8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 재난ㆍ응급의료상황실(상황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건물 5층에서 상황 요원 6명이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22명으로 구성된 요원들은 24시간 동안 3교대로 근무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재난ㆍ응급의료상황실은 국내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40곳의 컨트롤타워로 병원 간 전원 조정 업무 등을 한다. 전원 조정이란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의 치료가 어려울 경우 상황실의 조정을 통해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4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평소 상황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2017년까지 상황실장과 센터장을 겸임했고 최근까지 특별한 상황이 있을 때는 직접 도움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 상황실에서 수행한 전원 업무는 5100건 정도다. 윤순영 국립중앙의료원 재난ㆍ응급상황실장은 “많은 날은 하루에 20건 이상의 전원 업무를 한다”며 “한번 전원 요청할 때 평균 5군데 정도 전화를 의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 화도 질책도 없던 완벽한 상사"
최근까지 지역 응급의료체계 구축 고민
한편 윤 센터장은 이달쯤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려 했다고 한다. 윤 실장은 이에 대해 “센터장직을 내려놓고 현안을 좀 더 처리하는 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윤 센터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여러 게시글에는 응급 구조 현실에 대한 답답함과 해결 방안 등이 제시돼있었다.
앞서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센터장실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설 연휴에 가족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연휴가 시작된 주말 연락이 끊기자 윤 센터장의 부인이 병원을 찾았고 쓰러져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7일 발표된 1차 부검결과 윤 센터장의 사인은 고도의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발견 당시 검안 소견과 일치했다.
윤 센터장의 발인은 10일 오전 11시 엄수될 예정이다.
권유진ㆍ이우림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