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한계)기업은 자생 능력이 없지만, 지방 정부 혹은 은행의 지원으로 ‘연명’하는 신용 불량 상태의 기업을 말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지침 집행 기한은 오는 2020년이다.
中 SASAC, 주요 성 좀비기업 청산 찰수
2018년 12월 신용 불량 파산 지침 후속
“무더기 실직자 양산 우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국무원 회의에서 좀비기업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그해 ‘기업 등기 말소 개혁’ 정책을 도입하며 좀비기업 청산을 본격화했다. 중국 정부는 신용 불량 상태에 놓인 민간 기업을 국유기업에 합병시켰고, 자생력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의 경우 과감히 민영화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ASAC가 파악한 지방정부 관할 좀비기업은 약 1만 개에 이른다. 다만 독일수출보험공사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좀비기업은 2만 곳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중국 내 좀비기업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17년 9542건에 달했던 중국 좀비기업 파산 건수는 지난해 1만3380건(2018년 10월 기준)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민간 기업의 부채 역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총생산(GDP) 대비 중국 기업 부채는 지난해 6월 155%로 3개월 전(2018년 3월·157%)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SCMP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막 시작된 2008년 말 중국 기업 부채 수준(93.1%)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청산 대상인 좀비기업 상당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품목’과 밀접하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대에 따르면 좀비기업 비중이 높은 중국 산업 분야는 철강(51%)·부동산(44%)·건축(32%)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 정부는 좀비기업을 과감히 청산한 뒤, 이들 기업의 생산 활동에 쓰이던 (철강 등) 물자를 보다 여건이 나은 기업에 집중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팀 하포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는 “노동자 재교육, 유연한 규제, 중소 기업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좀비기업 대신) 생산적인 기업 숫자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SCMP 역시 “(철강 좀비기업 등의) 잠재적 실직자들을 서비스 산업 부문에서 어떻게 흡수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