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부회장 ‘잦은 파업은 신뢰도 하락’ 우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공급망관리부문 총괄 부회장은 지난 1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약 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발송했다. 르노삼성차 역사상 르노그룹 최고위급 임원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특정 사안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르노삼성차 노조에 파업 자제를 요청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를 진행한 이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8개월째 타협점을 못 찾고 있다.
협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실력 행사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부산공장에서 28차례 부분 파업(104시간)을 진행했다. 부산공장 이외에도 12개 정비사업소가 별도로 5∼6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년에 비해 파업이 잦아지자 르노그룹 본사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로스 모저스 부회장은 ‘엔진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 르노삼성차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부산 공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 경쟁력이 우선이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문맥상 경고라기보다는 답답한 마음에 부회장이 우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서 “현재 르노그룹이 전 세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각 공장에 물량을 배정하는 시기인데, 지금처럼 부산공장이 파업을 계속하면 이 과정에서 다소 불리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은 했다”고 설명했다. 르노그룹은 인건비와 생산 원가, 공급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서 신차 물량을 배정한다.
한편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판매 실적(22만7577대)은 2017년 대비 17.8% 감소했다. 내수 판매 대수(9만369대)는 10.1% 줄었고, 수출 대수(13만7208대)도 22.2% 감소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