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차기 총재가 WB의 구조조정과 에산 삭감, 역할 축소에 속도를 내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WB 이사회는 다음달 14일까지 189개 회원국으로부터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받아 최종후보 3인을 발표한 뒤, 4월 중순 경 새 총재를 공식 선출할 계획이다. WB의 경우 그동안 16%의 의결권을 지닌 최대주주인 미국이 낙점한 후보가 전통적으로 총재를 맡아왔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김용 총재의 후임으로 맬패스가 낙점될 공산이 크다.
차기 WB 총재가 누가 되느냐는 향후 대북 경제지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대북제재 완화 분위기가 무르익을 경우 북한이 WB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도록 지원하고 남북경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동안 맬패스의 북한 관련 언급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10개월 뒤인 2017년 11월 미 외교협회(CFR) 주최 심포지엄에서 "난 보기 좋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없다. 우리는 북한 문제를 떠안고 있다. 그건 정말 잘 다뤄야 하는 큰 문제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이 보다 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며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비판한 바 있다.
또 맬패스는 "중국이 더 (제재 및 대북 압박에) 나설 수 있으며, 나서야 한다는 우리(국제사회)의 불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나아가 중국은 무역 관계에 있어서도 보다 균형적이고 상호 작용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 총재가 WB의 대 중국 원조에 적극적이었다면, 맬패스는 오히려 지원 중단을 주창하는 '대 중국 강경파'로 볼 수 있다.
또 그동안 미 재무부가 취해 온 스탠스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를 요구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사의 표명 김용 총재 후임으로 강경파 맬패스 재무차관 낙점
최대주주 미국 입김 강해 이변없는 한 4월에 새 총재 선출될 듯
"중국이 보다 더 대북제재, 압박 나서야", WB의 중국 지원 비판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WB가 전통을 깨고 '비(非)미국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