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난해 7월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펼친 ‘안보 무임승차론’의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 총생산(GDP)의 4%로 늘려야 한다”고 압박해 올해 나토의 군사경비 분담금을 1000억 달러 증액해냈다.
한·미 분담금 잠정합의 뒤 강조
1년 단위 협상 매년 진통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이 올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한정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3~5년 단위로 물가상승률 수준의 인상을, 미국은 매년 7% 인상을 주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매년 협상을 벌여 결국 10억 달러 이상이라는 분담금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일 미국 국무부는 분담금 총액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미만, 협정 유효기간 1년을 골자로 방위비 분담금 관련 한국과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양국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갈렸던 분담금 총액에서 미국은 10억 달러 이상이라는 목표액을 양보하는 대신 1년 협정 유효기간을 관철시켰다.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명분을 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미국은 점진적으로 분담금을 인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협상 문제는 주한미군 주둔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한·미 간 협상이 차질을 빚을 경우 그 불똥이 언제든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CBS 방송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철수 계획도 없고 논의 대상도 아니다”고 말했지만 곧바로 “어쩌면 언젠가는 누가 알겠는가.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홍지유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