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9400억원어치 금괴, 중앙은행서 인출"
야권 의원 의혹제기…재무장관 "근거 없다"
블룸버그는 또 관련 내용을 직접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20t 분량의 금괴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서 실제로 인출됐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이 같은 소문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28일 "모스크바에서 정체가 불분명한 보잉 여객기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출발해 비행 목적에 대한 의문을 자아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 비행 추적 웹사이트(FlightRadar24)는 이날 모스코바 소재 노드윈드 항공사 소속 비행기 한 대가 카라카스 근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시몬 제르파 베네수엘라 재무부 장관은 관련 언급을 거부하면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는 러시아 비행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비행기와 관련해 아는 정보가 없다”면서 “베네수엘라에 있는 러시아인들을 대피시키려는 계획도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영국 중앙은행으로부터 12억달러(1조3400억원) 규모의 금을 인출하려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는 마두로 정권의 해외 자산 확보를 차단하려는 미국 측 요청을 영국이 수용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임시 대통령을 셀프 자임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맞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PDVSA의 자산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해 마두로 퇴진을 종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러시아·중국·터키 등은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면서 “미국이 부당한 내정간섭을 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