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이남자’를 지지층으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의원이 30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 이름도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였습니다. 20~30명의 20대 남성들은 정부ㆍ여당의 여성 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3D 직업은 할당제 안 하면서…”
▶“2013년 미국 미시건대에서 노르웨이를 사례로 연구한 결과가 있다.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기업에 오히려 손실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부작용을 검토하지 않고 유리한 자료만 취사선택해서 여성할당제를 적용하려는 것 아닌가.”
▶“교육 등 차별적 혜택을 주는 것은 여성을 약하게 만든다. 여성할당제를 통해 (할당제를 통하지 않은) 능력 있는 여성은 또 차별을 받는다.”
▶“남성이 다수인 3D 직업은 할당제를 안 하는데 왜 고위직에만 할당제를 하는가.”
표 의원은 “여가부의 정책 제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차별 해소와 평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지향하다 보니 개별적으로 사안을 들여다보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무력감 느낀다는 20대 남성
참석자들은 사실 관계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최근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가해자에게 1심에서 징역 6개월형이 내려진 ‘곰탕집 성추행 사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박진성 시인 성추행 사건’ 등이 거론됐습니다. “피해자 증언만으로 성추행이 인정되다 보니 남성들은 무력감을 느낀다”,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20대 남성 완전 고립”
부모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에서는 성차별이 심각하지 않고, 그래서 지금 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ㆍ법이 과하다는 얘깁니다. 한 남성은 “현재 남성의 고통은 기성세대도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다. 20대 남성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에게 배척당하고, 기성세대로부터 배척당하고, 정치권에 배척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돌아선 20대 남성의 마음을 달래는 것은 이날 하루의 행사로는 버거워 보였습니다. 정부ㆍ여당과 ‘이남자’의 앙금과 오해가 풀리게 될지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