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격화 면세점업계 진풍경
빅3에 밀리는 후발 현대백 면세점
40% 할인, 3만원 선불권 파격행사
매장 문 열기 전 ‘반값 득템’ 행렬
현대백면세점은 오는 31일까지 한국인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3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럭셔리 브랜드 신상품 최대 25% 선불카드 할인(구매 후 최대 35만원), 150달러 이상 구매 시 가습기 증정 등을 내걸었다. 이 밖에도 통신사와 연계한 다양한 할인을 진행 중이다. 현대백면세점 관계자는 “개점 후 첫 명절에 맞아 내국인 대상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내걸었다”며 “업계 평균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사의 주류 할인 폭은 5~20% 선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현대백면세점은 줄곧 한산했다. 면세점 주 고객층인 중국 단체관광객(유커·游客)과 다이공의 발길이 뜸했기 때문이다. 유커와 다이공은 송객수수료를 따라 움직이는데, 현대백면세점은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기존 강자와 수수료 경쟁을 해봐야 ‘머니 게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황해연 현대백면세점 대표도 개점 당시 “수수료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쟁사는 명동에 몰려 있지만, 현대백면세점은 강남(압구정동)에 외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핸디캡도 한몫했다.
한국인 대상 프로모션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대상으로 프로모션 해봐야 매출은 크게 오르지 않지만, 다이공 유치가 힘드니 이런 정책을 편 것”이라며 “송객 수수료는 여행사·가이드에 지급하는 것과 고객에게 할인하는 ‘페이백’ 등이 있는데, 이를 모아서 내국인 할인에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면세점 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현대백면세점 관계자는 “영업이 안돼 프로모션을 한 건 아니다. 면세점은 애초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약 10억원에 그치고 있다. 중견 면세점으로 치는 HDC신라의 하루 매출(약 30억원) 물론 지난해 7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강남점(15억원)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면세점 업계는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전자상거래법 개정에 따라 다이공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나서 한국 면세점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8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4조5000억)보다 4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경쟁은 더 치열해져 영업이익률은 그에 못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빅3보다 영업력과 구매력(바잉파워)에서 밀리는 후발주자와 중소 면세점은 더 열악하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