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4년부터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한 맥캘란 증류소에 들어서자 이 브랜드의 메인 로고로 쓰이는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Easter Elchies House)가 나타났다. 1700년대에 지어져 300년이 넘는 전통을 간직한 건물이다.
초현대적 증류소 완공 기념해 한정판 제작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담궈 출시 자체가 신기
매년 2% 증발 견뎌…"미래 70년 대비 의미"
프랑스 라리끄가 크리스털 용기 수작업 제작
지난 15일 저녁 맥캘란 증류소 저장고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맥캘란 수석 증류 기술자인 닉 새비지가 한정판 ‘맥캘란 제네시스 디캔터(The Genesis Decanter)’ 제품을 소개했다.
맥캘란 위스키가 익어가는 오크통 위에 놓인 제네시스 디캔터 위스키는 이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위스키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에 엄선한 맥아로 생산된 72년산 제품이다. 황금빛이 도는 밝은 호박색을 띤 이 위스키에 대해 닉은 “피트의 독특한 풍미와 오크통의 스모키하고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며, 시트러스 레몬과 그린 애플의 상큼한 향과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계절에 따른 변화가 적고, 흐리고 비가 많이 와 습도가 60% 정도를 유지하는 스코틀랜드에선 증발량이 연간 2% 정도다. 1917년 결성된 스카치위스키 협회는 알코올 도수 40도 미만의 위스키에는 스카치라는 표현을 쓸 수 없도록 했다. 닉은 “제네시스 디캔터가 나온 것은 여러 우연이 겹친 결과"라며 “72년이란 세월 동안 위스키가 좋은 상태로 보존됐고 알코올 도수도 유지되는 등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반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천사들이 마시고 남겨둔 몇 방울을 모은 셈이다.
제네시스 디캔터는 지난해 5월 완공된 맥캘란 증류소 증설을 기념하기 위한 제품이다. 프랑스 공예 명가 라리끄가 용기를 제작했다. 라리끄는맥캘란의 새 증류소에서 영감을 받아 크리스털을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깎아 완성했다.
닉은 “72년 산 위스키는 맥캘란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새 증류소와 함께 미래 70년을 준비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맥캘란 제네시스 디캔터는 600병 한정으로 제작됐다. 예상 가격은 700mL 기준, 6만 달러(약 6735만원)다.
스페이사이드=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