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4위인 오사카는 28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1위로 올라서면서 아시아 국적 선수 중 최초로 테니스 단식 세계 1위가 되는 영광을 가지게 됐다. 지금까지 아시아 국적 선수가 남녀를 통틀어 테니스 단식 세계 1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여자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단식 우승자 리나(중국)가 2014년 2위가 최고 순위였다. 남자는 니시코리 게이(일본)의 4위였다. 테니스 톱 랭킹은 신체 조건이 좋은 서양 선수들이 거의 점령하고 있다.
그래서 오사카의 세계 1위 등극은 아시아 선수들에겐 의미가 크다. 그런데 오사카는 혼혈 선수다. 그는 아이티 출신의 미국 국적인 아버지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 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성을 '오사카'라고 했다. 아버지를 많이 닮아 키도 1m80㎝로 크고, 피부는 구릿빛이다. 넘치는 파워와 잘 배운 기본기를 보고 있노라면 대표적인 흑인 테니스 스타인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가 떠오른다.
오사카는 미국이 키운 선수다. 그는 3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했고, 16세부터 미국 플로리다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훈련했다. 하지만 미국 테니스에는 워낙 유망주가 많아서 그는 넉넉한 지원은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일본 국적을 택했다. 이후 2016년 11월 일본 식품회사 닛신식품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오사카는 일본과 미국 시민권을 모두 갖고 있다. 오사카의 일본 주소는 외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홋카이도 네무로시다. 즉 오사카의 세계 1위 등극을 두고 아시아 '국적' 최초 세계 1위라고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