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10경기 연속 패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안좋은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패배가 왔을 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고 지켜보겠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기자들에게 작심발언을 했다.
아시안컵 16강전 앞두고 돌직구
의무팀 관련 보도에 "신경안써"
팀 보호하고 내부결속 차원
하지만 바레인과 아시안컵 16강전을 하루 앞둔 2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었다.
그러자 '전문성이 부족한 흉부외과 주치의다', '의무트레이너가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이 끝난 뒤 불화 탓에 귀국했다' 등 보도가 나왔다.
벤투 감독은 "의무팀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언론에 나오고 있지만, 내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금 저희는 팀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3차전에 물병을 걷어찬 이승우(베로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란 질문에 벤투 감독은 "그와 관련해 할 수 있는 말은 선수들과 나눴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가 이승우 발탁에 관여했다는 보도를 두고도 논란이 거셌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퍼드가 중앙수비 김민재(전북) 영입에 나섰다는 한국발 보도도 혼란을 일으켰다. 왓퍼드는 공식레터가 아닌 영입의향서만 보냈고, 워크퍼밋을 받기도 쉽지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앞서 중국 베이징 궈안과 협상을 거의 마쳤던 김민재는 졸지에 '도전'보다 '돈'을 택한 선수가 됐다.
벤투 감독은 돌직구를 날려 팀보호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도 있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는 말을 아꼈지만 이미 이승우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기간 중 여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무박 3일'로 서울을 보내준 이청용(보훔)에 대해서는 "인생에서 축구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감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첫인상만 보고 무서운 감독인줄 알았는데, 함께 지내보니 선수들에게 편한 형처럼 대해준다. 훈련 때 선수들과 함께 볼을 차기도하는데 요즘도 킥력이 살아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과거 벤투 감독에 대해 "포르투갈 스포르팅에서 선수로 함께 뛰었을 때와 감독으로 만났을 때 캐릭터가 그대로다. 우리 선수들은 그를 위해 뛰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두바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