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의원, 여러 번 중앙박물관 찾아가
A씨의 중앙박물관으로의 인사교류 압박
박물관 관계자 "한 시간 큰 소리 내기도"
박물관 직원들 거부감으로 결국 무산
공예장인인 A씨의 부친 작품 소유하는 등
손 의원, A씨와 그 부친과 친분 관계
손 의원은 이 건으로 여러 차례 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중앙박물관의 한 간부는 “박물관 수뇌부와 한 시간 이상 큰 소리를 내며 얘기한 적 있는데 상당 부분 A씨의 채용 문제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간부도 “손 의원이 압력인 듯 아닌 듯 A씨를 추천을 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중앙박물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이름만 얘기하지 않았을 뿐 A씨로 특정될 수 있게 신상 정보를 공개한 뒤 유물 보존의 인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당시 “박물관에서 수리하다가 쫓겨난 사람이 지금 민속박물관에 가 있다. 인격적인 수모를 당하고 민속박물관에서 행정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쿄예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유물 수리에 최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가지고 있는 인재”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현직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국정감사 때 실명만 공개하지 안 했지, 그 모습을 보면서 A씨를 중앙박물관에 데려다 놓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박물관 직원들의 거부감이 강해 결국 A씨는 인사교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내부에서 ‘특정인을 받으라는 식으로 국회의원이 그러면 되냐’고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물관 주변에선 “A씨의 업무 수행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A씨는 본래 목재 보존처리를 담당했지만, 2016년 자신이 관여한 유물 보존처리에 문제가 생겨 다른 부서로 전보됐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손 의원과 A씨의 부친과의 관계에도 주목한다. 손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나전칠기박물관 관장을 했는데, 당시 나전칠기 장인인 A씨의 부친과 친목을 쌓았다고 한다. 손 의원의 재산신고 목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해당 장인의 칠기를 여러 개(총 1억원 상당) 소유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손 의원 측은 “누가 좋은 사람이라고 추천하는 것도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A씨는 통화에서 “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인사 교류 신청을 했을 뿐이다. 유일한 나전 분야 학위자로서 봉사를 위해 중앙박물관에 가고 싶었지 다른 사심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손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그분이 컬렉터(수집가)로서 아버지 작품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알게 됐다”며 “안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개인적 친분도 두텁진 않다”고 했다.
현일훈·하준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