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끊긴 부동산시장 ‘9·13 한파’
작년 12월 거래 전년비 22% 하락
실거래가 밑으로 내놔도 안 팔려
서울 아파트값 10주째 내림세
부동산 소비심리 8년 만에 최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값도 뚝뚝 내려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0.09% 떨어지며 10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동환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처 부장은 “서울은 매수자들이 관망세인 가운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인 거래만 이뤄지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은 내려가고 있지만,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더 위축되고 있다. 17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부동산시장(주택+토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90.7을 기록했다. 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가격하락 및 거래감소를 전망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95 미만으로 떨어지면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의 부동산지수의 경우 93.9로 전월 대비 12.6포인트 떨어졌다.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7월(96.5)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6만 가구로, 지방 물량(5만4000가구)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지역 경기 침체와 신규주택 과다 공급으로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험진단 결과 6개월 전과 비교해 경고 지역이 지자체 16곳에서 19곳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 매매 시장의 한파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9·13 대책으로 인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올해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과 실수요자조차도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 같다”며 “3기 신도시 등 최근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발표되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관망 심리가 더 커져서 당분간 거래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화·김민중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