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미국)·디디추싱(중국)·그랩(동남아) 등 이른바 ‘모빌리티(이동성)’ 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현대차도 ‘아이오닉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기업 그랩과
싱가포르서 코나 전기차 활용
차량공유 시범 서비스 시작
현대차그룹은 16일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인 그랩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활용한 차량공유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랩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다. 그랩택시는 물론, 카풀서비스인그랩카, 모터바이크를 이용하는 그랩바이크 등을 운영한다.
코나EV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순수전기차 모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이어서 공간이 충분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400㎞를 운행할 수 있어 그랩 드라이버들의 일 평균운행거리(200~300㎞)를 고려할 때 충분한 성능이다. 급속 충전할 경우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그랩은 싱가포르 전력공급업체인 싱가포르 파워 그룹과 협업해 전기차 충전 비용도 30% 낮췄다. 두 회사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차 차량호출 서비스를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가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된 전기차 모델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고, 모빌리티 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그라운드’인 한국 시장을 포기한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 중이지만, 글로벌 경쟁자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 모빌리티 시장은 이미 전문업체와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의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