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런 회장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캠퍼스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장비를 둘러싼 보안 우려 및 중국 정부 연루설을 적극 부인하는 자리였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공식 회견
"중국 정부 부당한 요청 거절할 것"
딸인 멍완저우에 대한 그리움 표현
"시간 지나면 정의 드러날 것"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외국 고객이나 통신망에 대한 비밀 정보를 요청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요청에는 분명히 ‘노(no)’라고 거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화웨이 통신장비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화웨이에 중국 정부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런 회장은 “단 1센트라도 화웨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외부 기관은 없다”면서 화웨이가 오직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만 주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런 회장은 그동안 언론에 나서기를 꺼려온 인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런 회장이 외신 기자들과 만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의회 차원에서 화웨이의 스파이 혐의를 공론화하고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안티 화웨이’ 움직임을 가속화하자 대응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런 CEO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ㆍ46)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이란 제재 규정을 어기고 이란에 제품을 수출했다며 캐나다 정부에 멍 CFO 체포를 요청했다.
지난달 1일 체포됐던 멍 CFO는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전자발찌를 차고 캐나다 벤쿠버 자택에 억류된 채 미국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런 CEO는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딸이 보고 싶지만 정의가 드러날 것이므로 상황을 낙관한다”는 것이다. 현재 멍 CFO는 혐의를 전면 부인 중이다.
딸이 미국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됐지만 런 회장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트럼프)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는 대규모 감세 조치를 했다”면서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화웨이는 지난 2015년 세계 1위 통신설비 회사로 발돋움했다. 에릭슨(스웨덴)과 노키아(핀란드)를 차례로 제치며 무섭게 성장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런 회장은 인민군 엔지니어 출신으로 꾸준히 중국 정부 유착 의혹을 받아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