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이미지[ 중앙포토]
자연스레 테이저건의 성능 논란이 일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테이저건은 전극침은 두개인데, 조준점은 하나 밖에 없는 등 현장에서 애로를 겪는다”며 “시험 중인 한국형 테이저건이 올해부터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1회용’ 한계 명확한 테이저건
이 테이저건이 경찰에 도입된 건 2005년이었다. 2004년 서울에서 강간 살해 용의자를 검거하던 경찰관 2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이 발단이었다. 권총보다 사용이 용이한 테이저건이 일선 경찰에 보급됐다. 경찰청 본청과 각 지방청 등이 총 1만490개(2018년 10월 기준)의 테이저건을 보유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찰은 권총을 32회 사용했지만, 테이저건은 942회 사용했다. 살상력이 높은 권총보다 일시적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게 경찰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해서다.
하지만 경찰이 쓰는 X26 모델의 한계점도 명확하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건 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X26은 본체에 전극침 카트리지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라서 한번 발사하면 카트리지를 바꿔 끼워야 재사용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를 든 용의자와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한번에 명중시켜야하는 1회용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칼을 휘두른 A군(18)이 10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도주 끝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가운데 사진은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유튜브 캡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비용도 경찰로선 부담이다. X26 모델의 개당 가격은 150만원 선이다. 무엇보다 전극침 카트리지의 가격이 약 3만 5000원에 달한다. 권총 실탄(약 200원)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경찰청 관계자는 “100명의 경찰관이 2발씩만 연습해도 7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제대로된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관의 권총 사격 훈련이 연 1~2회 의무적으로 실시되는데 반해 테이저건 훈련은 지원자에 한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연사 가능한 ‘한국형 테이저건’ 성능은
아직 연구용역 테스트 등을 거치는 단계로 향후 기능이 수정될 수 있어 정확한 ‘스펙’을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발사에서 공개한 현재까지의 성능은 기존 X26 모델을 능가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3연속 전극침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테이저건이 발사 뒤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 전자충격기는 카트리지 하나에 총 6개의 전극침(3번 발사 가능)이 장착돼 있다. 빗나가도 곧바로 재사격할 수 있다.
경찰청이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업체와 손을 잡고 개발 중인 신형 테이저건인 '스마트 전기충격기'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특히 개당 비용도 130만원 수준으로 X26 모델에 비해 약 20만원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 사용하기 위해 완벽한 테스트를 거쳐야해 도입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도입되면 신속하고 정확한 용의자 제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