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전날인 13일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자선행사인 크리스마스 자선 대교향악단이 주선한 '천국으로의 빛들'이란 아동병원을 위한 기금모금 행사 도중 벌어졌다. 바르샤바 인근 도시 그단스크를 이끄는 파벨 아다모비츠(53) 시장이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환호에 응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한 남성이 무대로 뛰어올라 흉기를 휘둘렀다. 복부를 찔린 아다모비츠 시장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행사는 현지 TVN 방송을 통해 생중계 중이었다. TVN은 27세로 밝혀진 범인이 범행 직후 자신의 이름이 스테판이라고 외쳤으며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가 은행강도 전과자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범인은 체포되기 직전 자신이 중도 우파 성향의 '시민 연단' 집권 시절 억울하게 투옥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다모비츠 시장은 과거 시민 연단 소속이었다.
자선행사 도중 흉기에 찔려…'증오 범죄' 가능성
폴란드는 지난해 우파 정권이 대법관의 은퇴 연령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법 개혁법을 발효하자 이를 현 정권의 사법부 장악 음모로 규탄하는 시위가 바르샤바 등 주요 도시에서 잇따르는 등 극심한 이념 갈등을 겪고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