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22명, 그중 15명이 FA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20일 FA 시장이 열린 뒤 계약한 선수는 4명이다. 내야수 모창민이 원소속구단 NC와 3년 총액 20억원에 가장 먼저 사인했다. 우승팀 SK는 내야수 최정(6년, 최대 106억원), 포수 이재원(4년, 69억원)을 잡았다. 이번에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는 지난달 11일 NC와 4년간 125억원에 계약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추가 계약 소식이 없다. 새해까지 계약 못 한 선수가 10명이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다 11명 해 넘겨
양의지·최정 등 ‘최대어’는 계약
규모 줄인 구단 "FA보다 유망주”
선수 "개인훈련 OK, 제값 받자”
운영 방향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엔 보상 선수를 내주더라도, 일단 무조건 FA를 데려오자는 분위기였다. 특히 9구단 NC, 10구단 KT가 창단한 뒤에는 경쟁이 격화됐다. 이로 인해 FA 몸값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이제는 특급 FA가 아니면 보상 선수로 ‘유망주를 내주는 게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 불똥이 중소형 FA 선수의 홀대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두산·넥센 등 내부자원을 키워 좋은 성적을 거둔 팀 사례도 영향을 끼쳤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예전엔 FA가 과거 성적에 대한 보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래가치를 보고 판단하는 게 옳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사라진 ‘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재등장했다. 보상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 원소속팀과 FA 계약을 한 뒤 트레이드 형식으로 팀을 옮기는 것이다. 지난해 채태인(넥센→롯데)과 최준석(롯데→NC)이, 2006년 홍원기 이후 12년 만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이번 겨울에도 몇몇 구단이 이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O가 선수협에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FA 등급제(등급에 따라 차등으로 계약조건을 적용하는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이런 ‘꼼수’를 쓸 수밖에 없다.
미계약 FA 상당수는 원소속팀에 잔류할 전망이다. LG 외야수 박용택은 차명석 단장과 세 차례 만나 계약 기간(2년)은 합의했다. 연봉과 옵션 등을 조정하는 단계다. 삼성 내야수 김상수 역시 잔류가 유력하다. KT 내야수 박경수, 투수 금민철도 잔류에 무게를 두고 협상 중이다. 다만, 이용규·송광민·최진행 등 3명이나 FA가 된 한화 쪽 사정은 복잡하다. 구단과 선수 간 온도 차가 크기 때문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