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아포짓 박철우(33)는 12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18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날까지 4993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31점을 올려 통산 5000점을 돌파했다. 여자부에선 황연주(현대건설)가 최초로 달성했고, 남자부에선 5000득점을 올린 건 박철우가 처음이다. 하지만 박철우는 웃을 수 없었다. 팀이 1-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이날 경기를 이긴다면 3위를 탈환할 수 있었기에 박철우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경기 뒤 만난 박철우는 "너무 감사한 기록이다. 하지만 5000점보다는 올해 마지막날 승리를 거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날엔 경기가 잘 안 된다. 그것도 일부분"이라며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하다. 새해 첫 경기인 대한항공전에서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군복무 이후에도 박철우가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건 철저한 몸관리 덕분이다. 특히 전역한 뒤 2016-17시즌을 앞두고는 체지방률을 2~3%대까지 낮출만큼 강행군을 했다. 박철우는 "그 당시엔 몸이 무거워서 89㎏까지 줄였다. 그랬더니 2세트만 뛰어도 힘들더라. 지금은 체중도 늘어났지만 근육량을 늘려 부담도 없다. 체중은 94~95㎏, 체지방률은 7~8% 정도. 지금이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1만 득점은 생각해봤냐'는 질문을 받은 박철우는 "12~13년을 해야 가능하더라"고 웃으며 "팀을 위해 차곡차곡 쌓아햐 한다.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박철우의 포지션은 아포짓이다. 김요한, 문성민 등도 외국인선수들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박철우 자신도 언제든 경쟁을 해야한다는 걸 안다. 박철우는 "라이트는 주로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뛴다. 감독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어떤 포지션이든 준비할 수 있다. 도전도 준비되어 있다. 배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