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삼는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여성 인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조직 문화가 강했던 금융업계의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 먹거리’ 자산관리 전면배치
신한금융그룹 왕미화·조경선 2명
우리은행은 정종숙·송한영 2명
KB 박정림, 증권사 첫 여성 CEO
여성 분포, 창구직 58% 임원 4%
“남성 위주 조직문화 바꿔야 생존”
왕 부문장은 20년 가까이 자산가들의 돈을 굴려온 국내 1세대 프라이빗뱅커(PB)다. 신한PB 방배센터장, 신한PWM 강남센터장, WM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내년부터 신한금융의 WM사업을 총괄한다.
KB증권 고위 관계자는 “자산관리 분야에 역량이 뛰어난 박 사장이 위탁매매 관련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던 증권사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에도 두 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백미경 KEB하나은행 전무(소비자보호본부장)와 김남희 하나은행 남부 영업본부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자리를 유지했다.
국내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의 숫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여성 직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것에 비해 여성 임원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2017년 기준으로 은행권 창구 직원 5만8113명 가운데 여성은 58%(3만3585명)를 차지했다. 하지만 금융그룹 여성 임원은 전체 임원의 3.9%에 그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다.
이은형 한국여성경제학회장(국민대 경영학 교수)은 “최근 금융사에서 2~3명의 여성 임원을 선임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지만 여성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금융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여성 임원의 숫자는 여전히 적다”고 지적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남성 중심의 획일적인 조직 문화에 갇혀 있는 기업은 빠르게 바뀌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뒤처질 수 있다”며 “금융사들도 조직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