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수석이 운영위 출석한다”면서 “결자해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다하는 게 국민에게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김태우 전 특감반 수사관의 폭로에 이어 어제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도 나왔다”면서 “제2, 제3의 폭로로 이어질 것이다. 당에도 많은 제보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에는 사이 좋았던 두 사람
조국 “나경원 필기 잘해 노트 빌리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조 수석과 운영위서 만난다. 야당의 공세는 임 실장보다 조 수석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나 원내대표와 조 수석은 법대 동기지만 다른 길을 걸었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울산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3년 울산대 교수 재직 중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휘말려(국가보안법 위반) 5개월 넘게 옥고를 치렀다. 이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일 때 혁신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7년여간 판사로 일하다 2002년 대선 당시 법조계 대선배인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현재 한국당의 여성 최다선(4선) 의원인 그는 최근 보수진영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가 됐다. 나 원내대표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조 수석은 상대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멘토단으로 활동해 간접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학창시절에는 두 사람 관계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2010년 펴낸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나 원내대표에 대해 “대학 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는 모범생이었다” “노트 필기를 잘해서 가끔 빌려 쓰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나 원내대표도 2012년 한 방송에서 조 수석에 대해 “대학 때 별명이 ‘입 큰 개구리’였다. 우리가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든 (조 수석이) 나타나서 앉자마자 본인 얘기를 한 다음 인사하고 가더라”며 “동기들 사이에서 굉장히 귀여운 동생 보듯이 봤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초등학교에 2년 일찍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