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8년 문화동네
1 세계적 신기록 소년단 ‘방탄소년단’
유엔총회·다보스포럼서 빛난 K팝
새해에도 새 기록 이어갈지 주목
미투·빚투 파문에 사회 전반 흔들
김태리·박나래·송은이 여풍 거세
스타도 일반인도 유튜브로 직행
장기 불황시대 ‘소확행’ 널리 퍼져
문화소비 주류 떠오른 중장년층
연말 퀸 열풍은 올해의 깜짝 사건
2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들’ 등장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팍팍한 직장인의 일상을 생생히 조명하면서도 시청자 마음에 단비를 내렸다. 극 중 연상연하 커플 손예진·정해인의 연애담을 통해서다. ‘스탠드 바이 유어 맨’ 등 드라마 속 올드팝의 인기에 카를라 브루니의 첫 내한 공연도 열렸다.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깬 연상연하 커플, 예쁜 누나의 활약은 다양한 누나들로 이어진다. 현재 tvN ‘남자친구’에선 송혜교와 박보검이 커플로 활약 중. 이나영·이종석 주연의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과 한지민·남주혁 주연의 JTBC ‘눈이 부시게’도 다음 달 출격 준비 중이다.
3 그렇게 먹으면 안돼쥬 ‘먹교수’ 강림
4 와썹맨·제이플라…‘유튜브’로 통했다
이제 세상은 둘로 나뉘는 듯하다. 유튜브를 보는 자와 하는 자. 유튜브가 올해의 라이징 스타 1위에 꼽은 채널은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운영하는 ‘와썹맨’. 자칭 ‘반백살’인 god의 박준형이 구독자들이 추천한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는 콘셉트다. 채널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수가 1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성 가수의 음악에 새로운 안무를 입히는 원밀리언 채널은 구독자 수가 무려 1300만 명. 빅히트(1900만)·SM(1700만) 등 대형 연예기획사 못지않다. 기존 노래를 재해석해 부르는 제이플라도 한국인 1인 크리에이터 최초로 구독자 수 1000만 명을 넘겼다.
5 국경 없는 ‘리메이크’ 성공시대
소설도, 웹툰도 아닌 낯선 외국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영화의 성공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조진웅·류준열 등이 주연한 ‘독전’, 하반기 유해진·염정아 등이 주연한 ‘완벽한 타인’이 관객 500만을 넘어섰다. 각각 홍콩 영화, 이탈리아 영화가 원작이다. TV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다. tvN ‘라이프 온 마스’는 영국 원작을 1980년대 한국 배경의 복고 감성 물씬한 이야기로 그려 호평받았다. KBS2가 방송한 미국 원작의 ‘슈츠’와 일본 원작의 ‘최고의 이혼’, MBC가 방송 중인 영국 원작의 ‘나쁜형사’ 등 지상파도 리메이크 바람이 거세다.
6 Mr.션샤인보다 눈부셨던 ‘애기씨’
7 영국보다 뜨거운 ‘퀸’ 열풍
8 문화계 뒤흔든 ‘#미투’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계를 뒤흔들었다. 연극·영화·문학·미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름난 거장이나 스승이 과거 성추행·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고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왔다. 여러 배우들도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들이 출연한 영화·드라마 제작진은 분량을 편집하고 재촬영하는 등 대응에 진땀을 뺐다. 충무로 흥행 감초 배우도, 뒤늦게 대세로 떠오른 방송인도 활동 중단에 들어갔다.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겨준 동시에 문화계에서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곳’이라는 그릇된 인식과 관행을 깨는 계기가 됐다.
9 슬픈 가족사 들춰낸 ‘빚투’
‘빚투’(빚+미투)라는 신조어와 함께 연예인의 가족 또는 친척이 사기를 치거나 빚을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청와대 게시판까지 이어졌다. 래퍼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숱한 연예인이 ‘빚투’로 지목됐다.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저마다 가슴 아픈 가정사까지 공개됐다. 처했던 상황과 대응에 따라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사과에 나선 마이크로닷은 비난을 잠재우지 못했다. 반면 부모의 채무로 인해 고통받아왔다는 점에서 동정을 받은 이들도 많다. ‘현대판 연좌제’ ‘마녀사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10 영화도 예능도 ‘프랜차이즈’
11 자연과 힐링과 만난 ‘소확행’
12 여풍과 함께 강풍이 된 ‘페미니즘’
여성 예능인의 활약은 곳곳에서 빛났다. 지상파 연예대상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이영자·박나래가 대표적. 송은이는 김신영·신봉선·안영미 등과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결성하고, 최화정·이영자·김숙·장도연과 함께 올리브 ‘밥블레스유’를 이끄는 등 새로운 판을 펼치는 데도 뚜렷한 활약을 보여줬다. 극장가에선 ‘마녀’ ‘미쓰백’ ‘허스토리’ 등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그린 한국영화가 잇따라 나왔다. 학대아동과 전과자 여성의 연대를 그린 한지민 주연의 ‘미쓰백’은 ‘쓰백러’란 이름의 여성 중심 팬덤을 일으키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페미니즘 입문서가 된 조남주 작가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판매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다. 이런 흐름에 반발하는 ‘백래쉬’ 현상도 두드러졌다. 배우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 영화 주연에 캐스팅되면서 악플에 시달렸다. 래퍼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로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래퍼 제리케이와 슬릭은 이를 비판하는 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남·정현목·나원정·민경원 기자 hoon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