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가 탄생하신 성탄절 아침이 밝았다. 서울 홍대 거리에는 지난밤 크리스마스이브를 즐긴 사람들의 흔적이 쓰레기로 고스란히 남았다.
25일 새벽 홍대 거리는크리스마스 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과 이들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한데 모여 교통이 마비되는 등 북새통을 이루었다. 거리와 골목에는 이들이 남겨놓은 담배꽁초, 술병, 음료수 캔, 불법 전단지 등 쓰레기가 가득히 널려 있었다.
분주히 거리를 청소하던 한 환경미화원은 “매주 주말마다 홍대 거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젯밤은 크리스마스이브라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몰려 쓰레기의 양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쓰레기 단속이 이루어지면 쓰레기양이 조금 줄어든다. 단속하기 전에 사람들이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장마다 직원들이 동이 트기 전에 가게 앞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 직원은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시간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2시”라며 “이 시간에는 거리를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인파로 붐빈다”고 말했다. 또 “시험 기간이나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말보다 쓰레기양이 적다”고 귀띔했다.
크리스마스이브밤을 새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시민에게 홍대 거리 쓰레기에 관해 묻자 “(퉁명스럽게) 말 걸지 마세요”라고 말한 뒤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또 한 시민은 “홍대 거리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은 데 비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 없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홍대 주차장에 있는 쓰레기통은 윗부분까지 쓰레기가 차고 넘쳐 더 이상 버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서소문사진관]
크리스마스 이브 인파로 걷기도 힘들었던 홍대 앞
거리와 골목엔 담배 꽁초, 생수병, 불법 전단지 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