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빅데이터로 본 택시 이용
5곳의 심야 교통거점에서 택시 호출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이태원의 피크 타임은 전 지역에서 가장 늦은 오전 2시로 조사됐다. 새벽 2시 이태원에서 택시 잡기가 가장 힘들다는 얘기다. 이 지역 하루 택시 호출량의 16.9%가 오전 2시와 3시 사이에 몰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고 있을 시간인 오전 4시와 5시 사이에도 15.9%가 택시를 이용했다. 홍대는 오전 1시가 피크였으며 강남과 종로는 0시였다. 홍대는 오전 1시, 강남과 종로는 0시가 되면 택시 경쟁이 가장 치열해진다는 말이다. 여의도의 피크 타임은 오후 11시로 심야시간 교통거점 중 가장 빨랐다. 이태원의 밤은 강남보다 2시간 더 긴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 김정민 연구원은 “강남·종로·여의도는 업무 시설과 유흥 시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상권”이라며 “회식 후 귀가하는 인구가 많아 오후 11시에서 오전 1시 사이에 택시 호출이 집중된다”며 “반면에 홍대와 이태원은 업무와 무관하게 유흥을 즐기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더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의도는 밤 11시에 호출 최다
“사무실 밀집, 회식 후 귀가 몰려”
이태원 호출 16%는 새벽 4~5시
“밤새 즐기고 돌아가는 사람 많아”
토요일이었던 지난 8일 오전 1시쯤 찾은 이태원에는 늦은 시간에도 수많은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체감온도가 영하 13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지만 이 지역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라운지바 글램(Glam)·파운틴(Fountain) 등이 모여 있는 해밀톤호텔 뒷길은 이곳에 들어가려고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이호성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사무국장은 “이곳 클럽과 라운지바 등은 자정 전후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고 새벽 4~5시까지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밤새 즐기다가 집에 가는 사람들로 인해 새벽 시간에 택시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야시간대 이동 거리는 통상 27㎞ 이하(전체 승객의 90% 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27㎞는 강남역에서 출발하면 남쪽으로는 수원시, 북쪽으로는 의정부시까지 가는 거리다. 같은 기준으로 오전 시간대 거점지역에서 출발한 택시의 이동 거리가 16㎞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더 길다. 김정민 연구원은 “서울 주요 지역에서 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 등 1기 신도시들까지의 거리가 보통 25㎞ 안팎”이라며 “현재 교통망을 기준으로 서울에서 이들 신도시까지가 출퇴근 거리의 한계선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