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은 이달 초 발행된 ‘미쉐린 도쿄 2019’에서 ‘빕 그루망(Bib Gourmandㆍ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등급’에 선정됐다. 선정 사실이 알려진 뒤 평소보다 4~5배의 손님이 몰려들었다.
[서승욱의 나우 인 재팬]
'미쉐린 도쿄2019' 오니기리 전문점 첫 등재
1954년 창업 아사쿠사 '오니기리 야도로쿠'
"막 지은 고시히카리에 단 세번만 쥔다" 비법
"밥알 입에서 녹아" 1시간 기다린 손님들 탄성
송로버섯,캐비어 주먹밥 등 진화와 변신 거듭
일본 여행과 만화 붐 타고 유럽국가에도 수출
프랑스 독일서 주먹밥 진화,日엔 없는 제품도
한 시간 여를 기다린 끝에 먹어 본 ‘미쉐린 오니기리’의 맛은 매일 아침식사로 먹는 사무실 앞 편의점 주먹밥과는 차원이 달랐다. 옆자리의 여자 손님은 연신 “밥알이 입에서 녹는 것 같다”고 했다.
1954년 창업한 가게 안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원조 오니기리집’이란 글이 걸려있다.
오니기리를 만드는 젊은 주인 한 사람과 그를 돕는 직원 한 명, 카운터와 4인용 테이블 3개를 합쳐 채 20석이 안되는 식당은 단출하기 짝이 없다.
세부적으론 “반드시 솥에서 막 완성된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 쌀밥으로 만든다. 갓 지은 밥이라야 식더라도 푹신한 식감이 오랫동안 살아있다”, “밥 속에 재료를 넣은 뒤엔 ‘최소한의 힘’으로 딱 3번만 눌러 쥐어 모양을 만든다”, “주먹밥을 싸는 김은 한 쪽은 물기를 머금도록 촉촉하게, 다른 한 쪽은 물기 없이 바삭바삭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등이다.
17가지 재료 중 사케(鮭·연어)의 인기가 최고라지만 ‘맛있는 걸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미우라는 “(모두 맛있어) 따로 추천 상품은 없다”고만 했다. 사케와 곤부(미역), 오카카(가다랑어포)가 들어간 오니기리 세 종류에 된장국이 포함된 점심 세트가 950엔(약 9500원)이다.
‘일본식 주먹밥’으로 알려진 오니기리는 ‘오무스비(おむすび)’로도 불린다. 처음엔 묵은 밥 보존이나 비상 식량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젠 편의점 진열대를 완전히 장악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간편식이 됐다.
이번 미쉐린 등재를 계기로 일본 내에선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간편식으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실 오니기리는 그동안 일본 내에서도 변신과 진화를 거듭해왔다.
20일 찾은 도쿄역 내 오니기리 테이크아웃 전문점 ‘오무스비 햐쿠센(おむすび 百千)’의 한 쪽 벽엔 일본 전체 지도와 함께 47개 도도부현(광역단체)의 식재료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일본오니기리협회’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어떤 식재료라도 오니기리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 쉽게 적응할 수 있어 샌드위치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간편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일본의 민영방송 TBS는 유럽 현지 취재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의 수퍼마켓이나 레스토랑에는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창작 주먹밥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불고 있는 일본 여행 열풍, 전세계에 수많은 열성팬을 보유한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오니기리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찍이 샌드위치는 ‘카드게임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허기를 채울 수 있다’는 발상에서 태어나 간편식 분야에서 전세계를 석권했다. “샌드위치를 넘어서겠다”는 일본 주먹밥의 도전이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와쇼쿠' 레스토랑, 아시아에서 급성장
‘와쇼쿠(和食)’로 불리는 일식 레스토랑은 전세계에서 10년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농림수산성의 집계에 따르면 2006년 2만4000여개에서 지난해엔 11만8000개 점포로 늘었다. 아시아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4만5300개)에서 2017년(6만9300개)까지 2년 만에 50%가 늘었다. 4년 전인 2013년(2만7000개)과 비교하면 2.5배가 됐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 여행 경험자들이 본격적으로 와쇼쿠를 즐기게 됐기 때문”이라며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늘어난 중간층이 외국 음식을 자주 즐기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2015년 약 2만3000개에서 2017년 4만여 점포로 늘었다. 과거엔 스시·사시미·라면 등 각종 메뉴를 폭넓게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많았다면 최근엔 라면이나 장어 등 특정 음식의 전문점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일본 카레와 돈까스 전문점의 비율이 높다.
그러나 아시아의 모든 도시에서 일본 식당이 늘고 있는 건 아니다. 태국의 방콕(1739개 점포)은 소폭(0.9%)이지만 전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도 한식 레스토랑과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의외로 고전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농림수산성의 집계에 따르면 2006년 2만4000여개에서 지난해엔 11만8000개 점포로 늘었다. 아시아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4만5300개)에서 2017년(6만9300개)까지 2년 만에 50%가 늘었다. 4년 전인 2013년(2만7000개)과 비교하면 2.5배가 됐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 여행 경험자들이 본격적으로 와쇼쿠를 즐기게 됐기 때문”이라며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늘어난 중간층이 외국 음식을 자주 즐기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일본 카레와 돈까스 전문점의 비율이 높다.
그러나 아시아의 모든 도시에서 일본 식당이 늘고 있는 건 아니다. 태국의 방콕(1739개 점포)은 소폭(0.9%)이지만 전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도 한식 레스토랑과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의외로 고전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